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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25-12-11
체육시민연대, 박준현 학폭 인정 사태 관련 성명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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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 야구부 투수 출신으로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박준현에 대한 학교폭력 처분 결과가 뒤집혔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학폭 행위로 인정한 뒤 1호 처분인 서면사과 명령을 결정했다"고 9일(화) 밝혔다. 
 
체육시민연대는 이와 관련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다.
 
체육시민연대는 10일(수) 언론에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성명서에서 "이 사건은 전도유망한 학생 선수는 '학폭의 가해자라 하더라도 모두가 나서 지켜주는’ 불합리한 체육계의 관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마치 이 선수에게 흠집이라도 내는 것은 불경스럽고, 국가의 경기력을 해치는 행위이며, 문제를 파면 팔수록 오히려 문제가 '있는' 쪽 보다는 문제를 '삼는' 쪽을 문제삼는 체육계의 그릇된 의식을 보여준 사건이다"라고 덧붙였다.
 
체육시민연대는 "이 사건을 학원 스포츠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총체적인 구제 실패의 결과로 규정한다"며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는 물론, 북일고를 비롯한 교육 당국과 KBO, 키움히어로즈 구단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성명서] KBO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박준현 학폭 인정 사태: 교육 당국을 비롯한 관련자는 모두 사과하라!
 
2025년 5월,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안고 고교야구 명문 북일고에 진학한 피해자는 팀의 에이스인 박준현으로부터 오랜 기간 괴롭힘과 폭언, 따돌림을 당했다. 피해자가 팀에서 당한 고통을 지도자, 학교관리자, 그리고 다른 선수, 학부모에게 알렸지만, 이후 찾아온 결과는 더 지독한 ‘고립’이었다. 심지어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폭 아님’ 처분을 내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고, 피해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방법 등으로 2차 가해를 한다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엄포를 마주하게 되었다.
 
피해자가 당한 심부름, 욕설, 불법촬영 등은 친밀감이 형성된 가운데 벌어진 장난 정도로 치부되었고, 야구부에서는 출전이 배제되는 등 야구선수의 꿈이 접힐 위기를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사건이 한겨레21을 통해 보도된 후 피해자를 포함한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해당 사건은 학폭 아님으로 결정이 내려졌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학생회의 입으로 전달받으며, 인격은 ‘공개처형’ 당했고, 사실을 보도한 기사를 수정할 것을 종용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입었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피해자는 가해자가 2026년 한국프로야구(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 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미 이 사건이 보도되어 논란이 있는 사안임에도 프로야구단 키움히어로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해자를 1순위로 지명한 것이다. 키움은 이미 드래프트에서 학폭전력자를 지명해 논란이 된바 있음에도 또 다시 신중하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키움은 현재에도 "일단 선수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혀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망만 하고 있어 구단이 야구에 대한 가치와 인권감수성을 어떻게 여기는지 만천하에 드러냈다.
 
KBO 또한 드래프트 이전에 이 사안을 몰랐을리 없음에도 "사실 관계 파악 후, 규약 위반 사항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는 뒷북치는 입장만을 전해 KBO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야구의 가치를 규정하고, 지켜내려는 행동에는 못미치고 있다.
 
그리고 천안교육지원청과 충남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당국의 안일한 대처도 마찬가지다. 뒤늦게라도 가해자의 학폭을 인정하여 다행이지만, 사건을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로 바라봐 왔으며, 그간 벌어진 2차 피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음은 물론, 인권침해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도 없었다.
 
아울러 현재 이 사건이 크게 공론화되어 거의 모든 언론이 연이어 보도하고는 있지만, 사건의 심각성을 최초 인지하고, 보도한 한겨레21 기자는 가해자와 학교 등으로부터 언론중재위원회 등에 다수의 건을 문제삼아 제소를 당해야만 했다. 염치와 공익은 온데간데 없고, 호화 변호인단을 거느린 가해자 측의 언론 재갈물리기는 이미 도를 넘어선 법기술자들의 꼼수로 전락했다.
 
이 사건은 전도유망한 학생 선수는 '학폭의 가해자라 하더라도 모두가 나서 지켜주는’ 불합리한 체육계의 관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마치 이 선수에게 흠집이라도 내는 것은 불경스럽고, 국가의 경기력을 해치는 행위이며, 문제를 파면 팔수록 오히려 문제가 '있는' 쪽 보다는 문제를 '삼는' 쪽을 문제삼는 체육계의 그릇된 의식을 보여준 사건이다.
 
반면 피해자는 전도가 유망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를 감내해 마땅한 존재, 전교생 앞에서 망신을 당해도 되는 존재, 그리고 그냥 알아서 사라져야 할 존재로 치부되어 2차 피해를 당해야 했다. 피해의 아픔에 그 누구도 공감하지 않으려했고,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을거라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온데간데 없는 체육계의 무딘 인권감수성과 관행 속에서 피해아동을 지켜줄 일은 난망하기만 한 것이다.
 
이에 체육시민연대는 이 사건을 학원 스포츠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총체적인 구제 실패의 결과로 규정하고,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는 물론, 북일고를 비롯한 교육 당국과 KBO, 키움히어로즈 구단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촉구한다.
 
  2025년 12월 10일
-체육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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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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