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고, 인천전문대, 빙그레에서 선수로 활약
- 2022년부터 베트남 야구대표팀 이끌어
- 제33회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Games)에서 말레이시아에 5-2 승리
베트남 야구대표팀 박효철 감독은 보성고와 인천전문대를 졸업하고 빙그레 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은퇴한 후에는 1996년 겨울부터 지도자생활을 했는데 1995~1996년까지 2년간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으로 활동했고 2002년까지 둔촌초등학교에서 감독을 맡았으며 2002년 소년체전에서 우승을 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4년 송호대 감독, 2006~2007년 부천고 감독을 거쳐 2022년 6월부터는 베트남 야구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다.
부천고 감독을 그만두고 2009년 5월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던 박효철 감독은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의 권유를 받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었다.
박효철 감독은 “선수 시절 인천전문대 1학년이던 1986년 롯데의 김태형 감독과 함께 전국체전 결승에 올라 계명대에게 4-4 무승부 끝에 추첨으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것이 가장 기억난다”며 “당시 타격에서는 1번타자를 맡았고 수비에서는 3루수와 유격수로 활약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야구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벌어진 제33회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Games)에서 말레이시아를 5-2로 꺾었는데 이번 승리는 14년 전인 2011년 베트남 호치민 팀이 말레이시아를 이긴 후 오랜만의 승리였다.
박효철 베트남 야구대표팀 감독. 박효철 감독 제공
박 감독은 “요즘 한국, 일본, 미국의 지도자들이 동남아시아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특히 말레이시아는 2년 전부터 미국 코칭스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짜임새 있는 팀으로 부족한 점이 없었다”고 평가하며 “이번 대회는 태국에서 치러졌는데 야구종목이 새로 추가가 되었으며 대회 전부터 14년 전에 베트남이 말레이시아에 승리했던 기사가 화제가 되며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는 14년 전에 뛰었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다시 경기를 해서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야구계 선후배들이 베트남에서 야구로 봉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지만 야구장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이다. 또한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검증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지도자로 활동이 불가능하다. 2022년 6월부터 준비해서 8월부터 운동을 시작했지만 야구장이 없어서 수도인 하노이의 미딘 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연습을 시작했다”고 박 감독은 말을 이어 나갔다.
베트남은 축구가 국기인 나라인데 야구를 받아들인지는 얼마 되지 않으며 Sea Games은 7개국이 참가하는 동남아시아올림픽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베트남 야구대표팀은 6경기를 치러 1승 5패를 거뒀다.
박효철 감독은 말레이시아를 꺾고 1승을 거둔 데 대해 “이번 승리로 베트남 정부에서도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고위급들이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했고 방송에 노출되기도 했다. 지난 4년의 시간들이 보람있게 느껴졌다”며 “한편으로 야구를 하려는 인원은 늘어나는데 운동장 등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해 희망적인 마음과 함께 걱정도 된다. 베트남 국가차원에서 야구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야구대표팀. 박효철 감독 제공
대표팀은 상비군을 뽑아서 20명 정도 출전했는데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기 위해 박 감독이 직접 뛰어다녀야 했고 이만수 전 SK 감독이 유니폼을 후원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이번 경기는 베트남의 방송국에서 중계를 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는데 아나운서가 야구중계는 처음이었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훈련이 부족하고 같이 훈련할 기회가 별로 없었음에도 승리를 거둔 것은 베트남 국민들의 관심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박효철 감독은 현재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는 것 외에도 베트남 국내 150~200여명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도방침으로는 한국식 예의범절을 중요시하며 미국식으로는 서로간의 존중을 강조한다. “예의를 갖추는 것 못지 않게 지도자와 선수들간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베트남 야구대표팀. 박효철 감독 제공
또한 “혼을 내고 야단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선수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습할 때 선수들이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급적 대화를 통해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박 감독은 덧붙였다.
연습은 육상트랙에서 인필드 펑고를 치며 하고 있고 주로 기본기 위주로 하고 있으며 박 감독이 미국에서 배운 트레이닝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 헬스 트레이너가 있어서 헬스, 캐치볼, 피칭, 타격 등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대학생이 70%, 고교생이 15%, 직장인 15%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 감독이 훈련 스케줄과 프로그램을 일주일 단위로 선수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
대표팀은 일주일에 4일 정도 훈련을 하고 있는데 2일은 운동장에서, 2일은 공원에서 하고 있다. 학교에 야구를 할수 있는 운동장은 없으며 야구는 신생종목이지만 그나마 Sea Games을 통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편이라고 한다.
베트남 야구대표팀. 박효철 감독 제공
박효철 감독은 “항상 야구일지를 작성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활할 때 배운 방식도 접목해서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열악한 인프라이지만 현재는 별다른 취미 없이 야구에만 신경쓰고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는 2022년 7월에 이만수 전 SK 감독의 주최로 베트남 내셔널 대회가 처음 열렸는데 매년 7월말에 베트남에서 열리고 있으며 2025년에 제4회 대회를 열었다. 제2회 대회부터 마운드를 만들고 정상적인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며 베트남 국내 11개팀이 참가하는 국내 대회이다.
박효철 감독은 “함께했던 선수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 훌륭한 모습으로 성장하거나 지도자가 되어 선수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베트남에도 스승의 날이 있는데 선수들이 매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항상 배려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다른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야구대표팀은 지난해 7월 1일~11일까지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다. 5차례의 친선경기를 가졌는데 당시 경기를 함께 했던 중학교 팀들의 감독들이 대부분 박 감독의 제자들이라고 한다. 7월 6일에는 롯데 김태형 감독의 도움으로 두산과 삼성의 경기를 베트남 선수들이 잠실야구장에서 관람하기도 했는데 박 감독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효철 베트남 야구대표팀 감독(맨 오른쪽). 박효철 감독 제공
박효철 감독은 올해 4월 말까지만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고 5월에는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베트남 야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이 너무 많아서라고 한다.
"베트남 야구협회에 사임을 발표했을 때 만류도 있었고 가정이 안정이 되면 다시 돌아와 대표팀을 맡아달라는 이야기에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되어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현재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랑하는 아내(황유경), 미국에서 9월에 결혼을 앞둔 딸과 공부를 하는 아들을 위해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지금 내가 해야할 최상의 선택과 책임감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결정하게 되었다"는 박 감독은 “29년 간의 지도자 생활 중에서도 베트남 야구에 쏟았던 헌신과 정성은 진심이었기에 후회가 없다. 추후에 상황이 나아진다면 다시 한번 베트남 야구발전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효철 감독은 끝으로 “그동안 베트남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애써주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양해영 회장님과 최민혁 과장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베트남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모로 도움을 주려고 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제약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한국의 프로야구와 아마야구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며 항상 응원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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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