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스포츠인권연구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가 학생선수를 삽으로 내려친 상주시 중학교 씨름부 감독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13일(수) 언론에 공개한 성명서에서 "학교운동부 지도자에 의한 스포츠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다"며 "지난 6월 상주시 모 중학교 씨름부 감독이 선수 A군의 머리를 삽 날로 내려쳐 피부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고 본 사건이 두 달 동안 은폐되었다는 사실이 이제야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상주시 모 중학교 씨름부 지도자의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가해지도자의 처벌 뿐 아니라 본 사건을 방치하고 묵인한 학교와 교육청까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스포츠 재능과 꿈을 가진 학생선수들이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다치고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생선수들이 안전하게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구축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국가에게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진정성 있게 본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학생선수를 삽으로 내려친 상주시 중학교 씨름부 감독을 규탄한다!
-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폭력을 방치하고 묵인한 학교와 교육청에게 책임을 묻고 안전한 학교운동부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라. -
또 학교운동부 지도자에 의한 스포츠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상주시 모 중학교 씨름부 감독이 선수 A군의 머리를 삽 날로 내려쳐 피부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고 본 사건이 두 달 동안 은폐되었다는 사실이 이제야 알려진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려온 A군이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을 아버지가 극적으로 발견해 구조하면서 드러나게 되었다.
학교 측은 “폭행 사실과 병원 치료 여부를 전혀 몰랐다”며 해명했고 학부모가 교육청 산하 Wee센터에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교육청에서도 본 사안을 경미한 사안으로 취급하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 지도자 지인은 “재능은 있었지만 훈련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라며 피해 학생선수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인권침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회피일 뿐 아니라 2차 가해이다.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학생선수들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것으로도 이해될 수 없는 문제다. 오히려 지도자의 역량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학교나 교육청이 학교운동부 폭력 사건을 경미한 것으로 인식하고 사태를 방치, 묵인하는 관례가 여전한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지난 3월 대회 기간 중 숙소에서 학생선수에게 폭력 및 성폭력을 행사한 태권도 코치도 피해 선수의 태도를 문제 삼았으며 지난 해 발생한 손축구아카데미의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피해아동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또한 3월에 발생했던 태권도 코치의 학생선수 폭력 사건에서도 학교의 늑장 대처가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가해 지도자가 피해 학생선수 학부모에게 거짓으로 사건을 위장하고 학교와 교육청이 방치, 묵인하는 2개월여 동안 피해 학생선수는 폭력의 고통에 시달리다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하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2020년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이 체육계에 큰 충격과 파장을 몰고 왔지만 반성 없이 바뀌지 않은 체육계는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폭력 등 인권침해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은 학교운동부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 모두에게 기피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폭력과 같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은 그 위험을 더 증폭시킨다. 학생선수를 보호해야 할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상주시 모 중학교 씨름부 지도자의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가해지도자의 처벌 뿐 아니라 본 사건을 방치하고 묵인한 학교와 교육청까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스포츠 재능과 꿈을 가진 학생선수들이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다치고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시스템에서 안전한 학교운동부가 존재하고 다양한 학생선수들이 양성된다. 학생선수들이 안전하게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구축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국가에게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진정성 있게 본 사안을 다루어야 하는 이유다.
사단법인 스포츠인권연구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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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